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한다.

사랑을 해야만 하는 것은,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.

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. 하지만 그 부재는 공기처럼,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결핍으로 다가온다. 어두운 골목에서 길을 잃은 채 두 손을 허공에 뻗었을 때,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사랑이다. 사랑은 우리가 스스로를 잊고 상대방에게 녹아드는 순간, 그 깊은 곳에서 생겨난다. 때론 그것이 피처럼 진하게 흘러넘쳐 우리를 감싸고, 때로는 바람처럼 가벼워져 어디로든 떠나버린다.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갈망한다. 마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다시 새벽을 기다리는 것처럼, 그 어쩔 수 없는 본능으로 인해.

사람이 사람을 마주하고, 서로를 알아가고, 감정을 교류하는 순간, 그 모든 것은 사랑으로 이어진다. 그리고 그 순간, 우리는 존재의 이유를 깨닫는다. 아무리 차가운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도, 그 속에는 작고 연약한 불씨가 있다. 그 불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타오르고, 그 타오름은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. 사랑은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,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다.

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. 사랑은 마치 한겨울의 바다처럼 잔인하고 차가울 수 있다. 때로는 그 깊은 곳에서 길을 잃고 허우적대며 숨을 몰아쉬는 자신을 발견한다. 그 순간 우리는 불안에 떨며, 그 감정에 휩싸여 쓰러지고 만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붙잡으려 한다. 그것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. 기쁨과 고통, 슬픔과 환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.

사랑은 완벽하지 않다. 그것은 결코 고요한 호수처럼 잔잔하지 않다. 바람이 불어올 때면 파도가 일렁이고, 때론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한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, 우리는 그 거칠고 불안정한 사랑의 바다에 뛰어든다. 그 안에서 우리는 고통을 견디며,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가지만, 동시에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. 그것은 고통 속에서조차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하려는, 사람이 가진 본능이다.

사랑은 우리를 흔들어 놓는다. 그리고 그 흔들림은 때로는 상처로 남지만, 때로는 우리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. 사람은 변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, 사랑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,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. 상처는 아물지 않더라도, 그 자리에 남은 자국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. 그리고 그 자국은 우리가 살아 있음을, 우리가 사랑했음을 증명한다.

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살아가는 존재에 불과하다.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, 그 안에서 숨죽이며 살아가는 것이다. 하지만 사랑을 하면 우리는 그 일상 속에서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게 된다. 서로의 눈빛 속에서, 따스한 손길 속에서, 우리가 이전에 몰랐던 세계를 본다. 사랑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, 동시에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. 그것은 우리가 사람이기에 느낄 수 있는, 가장 깊고 복잡한 감정이다.

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, 그들은 서로의 불완전함을 감싸 안는다.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, 서로를 받아들이며, 때로는 그 안에 자신을 숨기기도 한다. 사랑은 완벽하지 않기에, 우리는 그 안에서 서로의 결점을 발견하고, 그 결점까지도 사랑하려 한다. 그것은 우리의 인간다움이며, 우리를 사람답게 만드는 힘이다.

사랑을 해야만 하는 것은, 우리가 결국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. 사람은 누구나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. 하지만 사랑을 통해 우리는 그 혼자임을 견딜 수 있게 된다. 사랑은 우리의 외로움을 덜어주며, 그 고독의 한가운데에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게 한다. 그 만남은 결코 영원하지 않더라도, 그 순간만큼은 우리의 고독이 사라진다.

사랑은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는 거울이다. 우리는 그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고, 그 속에서 사람의 깊은 감정을 느낀다. 그리하여 우리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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